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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2 오후 3:47:36 입력 뉴스 > 문화/체육

[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제 13회> 제 2장 또 하나의 참사.4



<13>
2장 또 하나의 참사.4

 

무듬실로도 유난히 등장수가 많이 찾아들었다. 긴 장대에 갖가지 모양의 등을 주렁주렁 매달고 팔러 다녔다.

복등(福燈:복을 준다는 등) 사려!”

관등절이 가까워졌다. 해마다 가을 팔월에 추석이 있다면, 여름 사월에는 등석(燈夕:음력4월초파일)이 있었다.

양반 상민 할 것 없이 집집마다 처마 밑이나 대문 옆에 긴 장대를 세우고, 장대꼭대기에 식솔들의 수대로 등을 매다는 날이었다. 등은 제각각 취향에 맞게 만들기도 하였고, 부잣집에서는 등장수에게서 사기도 하였다. 또 등과 함께 각자 소원을 적은 깃발을 달거나 꾸지를 늘어뜨렸다.

무수는 어머니 김씨와 등을 만들었다. 댓가지를 가늘게 엮은 틀에다가 닥나무 종이를 여러 장 오려서 밀풀로 붙였다. 색을 칠하고 나니 근사한 호랑이 모양이 되었다. 이리저리 돌려 본 무수는 만족스러웠다.

어머니는 무슨 등이에요?”

나는 그냥 둥근 등이지.”

보름달?”

그러고 보니 달덩이 같기도 하구나.”

김씨는 면포를 길게 잘라 놓았다. 무수가 물었다.

면포에 있는 나비 모양은 뭐예요?”

이건 우리 거라는 표식을 해놓은 거란다.”

무수는 꾸지에 글씨를 쓰려고 먹을 갈았다.

어머니 소원을 말씀해 보셔요.”

나는 우리 무수가 잘 되는 소원 한 가지뿐이지.”

그럼 뭐라고 써 드려요?”

우리 무수를 큰 장수가 되게 해 달라고 써 주렴.”

무수는 김씨가 원하는 대로 모앙원자성조선대장수(母仰願子成朝鮮大將帥)’라고 썼다. ‘어머니는 아들이 조선의 큰 장수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었다.

무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또 써내려갔다. ‘자간망모향영세천만수(子懇望母享永世千萬壽)’, ‘아들은 어머니가 영원토록 오래 사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글귀였다.

우리 무수가 이젠 학자가 다 되었구나.”

무수는 긴 장대 끝에 두 등을 묶고, 꾸지를 달았다. 등 속대에 밀랍 초를 꽂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사립문 옆에 세웠다. 높은 등은 바람에 흔들렸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밤이 되면 불은 더욱 환해질 것이었다.

무수는 남강 가로 나갔다. 아이들이 정자에 모여 있었다.

대장 온다! 우리 대장이 오신다!”

아이들에게 다가간 무수는 보고를 받았다. 의령 아이들이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소식이었다. 아이들은 박수영과 여동금이 식겁을 하였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애복이도 한 마디 거들었다.

볼기에 곤장까지 맞았으니 이젠 못 나올걸?”

아이들은 강가 모랫벌에 길게 앉았다. 하나같이 목을 빼고 상류 쪽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모래를 후벼 파는 아이, 멀리 강물만 바라보는 아이, 무릎 사이에 머리를 박고 조는 아이...... . 지루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해가 다 넘어가고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하였다.

온다!”

아이들이 일제히 바라보았다. 어둠 속 강물 위로 점 같은 불빛이 하나 떠내려 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하였다.

아직 기다려!”

무수가 소리쳤다. 이윽고 불빛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온 강물을 가득 채우며 떠내려 오는 것이었다. 수많은 지등의 불빛이 강물처럼 흔들리며 흘러들고 있었다. 크기도 모양도 각양각색이었다.

말 소 호랑이 용 같은 동물 모양의 등, 매 수리부엉이와 같은 새 모양의 등, 잉어 가물치 쏘가리와 같은 물고기 모양의 등, 감 배 복숭아와 같은 과일과 연꽃 모양의 등, 해 달 별 모양의 등, 종 북 장독 누각 모양의 등에 이르기까지 세상만물의 모양 중에 없는 것이 없었다.

커다란 둥근 민등에 태평성세 백년수복 만수무강 등의 글씨를 쓴 등도 많았다. 등 안에 걸틀을 만들어 두고 여러 가지 모양을 오려 붙여서 그것을 등불에 비치게 만든 그림자등도 있었다. 그림자등은 신랑각시의 신혼 첫날밤을 뜻하는 모양이 가장 많았다.

살살 들어가. 등은 가라앉게 하면 안 돼. 알겠지?”

알았어, 대장!”

아이들은 강물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그리고는 등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순치가 소리쳤다.

하나 찾았어!”

순치는 떠내려 오는 등을 붙잡고, 등불 안에 조심스럽게 손을 넣더니 주머니를 꺼냈다.

곡식 주머니야.”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등을 살피는데 온 정신이 팔렸다. 운이 좋으면 저화나 조선통보를 얻을 수도 있었고, 사모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서찰도 심심찮게 나왔다. 지등 속에서 이것저것 값나가는 것들을 찾아낸 아이들의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물속에 발가벗고 들어가 있는 아이들이 등불에 비친 모습은 마치 신선 나라의 동자들 같았다.

무수는 물속에 들어가지 않고 애복이와 나란히 앉아서 아이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혹시나 아이들이 헛디디고 물속에 빠지지나 않을까 하여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애복이가 정자로 가더니 미리 숨겨 두었던 봉황 모양의 등을 가지고 왔다.

대장, 우리 이거 띄우자.”

무수는 부쇠로 불꽃을 일으켰다. 마른 풀 뭉치를 대어 불길을 얻은 뒤에 밀랍 등촉에 불을 붙여 주었다. 등이 환해졌다. 애복이 얼굴이 불빛을 받아 붉게 보였다.

그런데 이건 봉이야, 황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수컷을 봉이라고 하고, 암컷을 황이라고 하거든. 그러니까 이건 뭐냐고.”

. 둘 다 합쳐진 거야.”

그런 게 어딨어?”

왜 없어? , 대장. 우리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고 잘 지내자. ?”

무수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애복이의 목소리가 커졌다.

왜 말이 없어?”

그래, 헤어지지 말자.”

약속한 거야?”

알았어. 빨리 가서 띄우기나 해.”

애복이는 아이들이 들어가지 않은 하류 쪽으로 내려가서 강물 위에 살그머니 봉황등을 놓았다. 등은 물결을 따라 둥실둥실 떠내려갔다.

(다음에 이어서 매주 월요일 연재 됩니다.)

(작가 소개)

하용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현재 경북 상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편. 단편소설, , 동화 등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고래소녀 울치‘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도서‘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으며 제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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