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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오후 8:40:34 입력 뉴스 > 문화/체육

대하역사소설 정기룡] 제 1부 등불이 흐르는 강
<제 11회> 제 2장 또 하나의 참사.2



<11>
2장 또 하나의 참사.2

 

그럼!”

아이들이 환호하였다. 무수는 몸놀림이 날랜 아이들로 유격대, 헤엄을 잘 치는 아이들로 전영, 팔매질을 잘하는 아이들로 후영을 삼은 다음에 각 영에 임무를 주고 또 영장을 정하였다.

맨 앞장서서 싸우는 유격대 대장은 내가 맡을게. 전영은 순치, 후영은 길성이가 맡아.”

아이들은 재빨리 정자 안쪽에 있는 군물고로 몰려갔다. 유격대는 나무칼과 나무창을 하나씩 들고 무수 곁으로 모여 섰다. 무수는 손에는 칼을 들고 허리에는 찢어진 그물을 찼다.

대장, 그건 어디다 쓸 거야?”

무수가 빙긋 웃었다.

적장을 생포해야지.”

전영은 강물을 헤엄쳐 가다가 자맥질을 해서 몸을 감춘 다음에 적군의 배에 갈고리를 거는 임무를 받았다. 전영 아이들은 큰 풀을 한 포기씩 뽑아 들고 왔다.

후영 아이들은 벙테기활과 쑥대화살, 그리고 팔매줄을 챙겨 들었고, 가장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줄팔매에 쓸 돌멩이를 주워 날랐다. 준비를 다 마치자 무수는 아이들에게 늘 지어 서서 강물 속에 오줌을 누게 하였다.

저것들이 뭘 하는 거지?”

박수영이 뱃머리에 올라서 강 건너를 바라보았다. 진주 염창나루 아이들이 가로로 쭉 늘 지어 서 있었다. 뒤따라 올라선 여동금이 그 모양을 보고는 말하였다.

박 대장, 저놈들이 오줌을 누고 있나 본데?”

그래? 하하, 한심한 놈들. 그러면 강물이 더럽다고 우리가 건너가지 않을 줄 알고?”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하였다.

박 대장, 배를 타고 가서 저놈들 갖고 있는 걸 싹 다 빼앗아 오자.”

그러자. 모두 다 발가벗겨서 옷까지 갖고 오자.”

박수영이 뒤돌아 말하였다.

애복이는 놔 둬.”

헤헤, 그럼. 애복낭자는 우리 박 대장의 부인이 되실 몸이니까.”

의령 박 호장님의 아들과 진주 강 호장님의 딸이 혼인을 하면, 우리 박 대장이 아마 세상에서 제일 갑부가 될 걸?

아이들은 다들 수긍하며 웃었다. 박수영도 크 소리로 웃었다. 곧이어 아이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나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널게. 여동금 너는 아이들을 데리고 배 뒤에 숨어서 물속으로 와. 내가 저쪽 나루터에 거의 다 가서는 다시 배를 돌릴 것이다. 그러면 저놈들이 배를 따라 잡으려고 물속으로 뛰어 들겠지. 그때 여동금 너는 아이들과 물속에 숨어 있다가 그놈들을 포위해서 다 혼내 줘라.”

박 대장,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돌아와?”

너희들이 물속에서 저놈들을 혼내주고 있을 때, 내가 배를 다시 돌려서 갈 거다. 저놈들은 그때서야 우리의 작전에 속은 것을 깨닫겠지. 나는 정자 앞에 배를 대고, 너희들은 물속에서 나와서 저놈들의 진영까지 쳐들어가 한 놈도 남김없이 잡아 버리자.”

, 멋진 작전이다.”

역시 우리 박 대장이야.”

박수영은 아이들 반은 배에 태우고, 나머지 반은 물속에 들어가 배 뒤를 따라오게 하였다. 그리고는 진군하는 장수처럼 뱃머리에 섰다. 뱃전에 붙은 아이들은 힘을 다해 키질과 노질을 하기 시작하였다.

온다!”

망을 보던 아이가 소리쳤다. 무수는 전영장 순치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희들은 정자 뒤로 돌아간 다음에 숨는 척하면서 적이 볼 수 없도록 물속에 들어가.”

순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재빨리 정자 뒤로 사라졌다. 잠시 후 풀포기들이 강물을 떠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무수는 자신이 거느린 유격대를 데리고 물속에 들어갔다. 무릎까지만 담그고 서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게 하였다.

박수영 고자! 여동금 고자!”

배가 가까이 다가왔다. 무수가 길성이에게 명령을 내렸다.

쏴라!”

길성이가 무수의 명령을 받아 아이들에게 팔매질을 하고 활을 쏘게 하였다. 돌멩이와 화살이 허공을 휙휙 날았다.

빅수영도 배에 탄 아이들에게 팔매질을 시켰다.

발사!”

새까만 점 같은 것들이 강물 위 허공을 오갔다. 아직까지는 사정거리에 못 미쳐서 돌멩이며 화살은 전부 강물에 떨어졌다. 그 사이 순치가 이끄는 아이들이 물속으로 몰래 다가가 뱃전의 홈에 갈고리를 꽉 걸었다. 그리고는 다시 자맥질을 해서 사라져 갔다.

그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박수영은 줄팔매질의 사정거리에 들기 직전에 외쳤다.

후퇴하라!”

아이들이 뱃머리를 돌렸다. 박수영은 염창나루 쪽을 뒤돌아보았다. 그렇게 하면 후퇴를 하는 줄 알고 진주 아이들이 물속에 뛰어들어 따라오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고함만 질러대는 것이었다.

박수영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배를 따라왔던 의령 아이들만 물에 둥둥 떠 있게 되었다. 물속에 있던 여동금은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줄 알고 박수영에게 물었다.

대장, 어찌할까?”

, 하는 수 없지. 다들 배에 타라. 돌아가자.”

아무리 키질과 노질을 해도 배는 의령 쪽 장박나루로 가지 않고, 오히려 자꾸만 진주 쪽 염창나루가 가까워져 갔다. 키질을 하던 아이가 소리쳤다.

박 대장, 우리 배가 끌려가고 있어!”

박수영은 얼른 고물 쪽으로 갔다. 염창나루 아이들이 마치 줄다리기를 하듯이 배를 당기고 있는 것이었다. 배 아래쪽을 굽어봐도 어디에 갈고리가 걸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박수영은 당황스러웠다.

빨리 물속에 들어가 봐!”

여동금이 뛰어들었다. 잠시 후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박 대장, 갈고리가 꽉 까여서 벗겨지지 않아.”

이런!”

(다음에 이어서 매주 월요일 연재 됩니다.)

(작가 소개)

하용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현재 경북 상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이다.

 

장편소설 유기(留記)’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편. 단편소설, , 동화 등을 발표하였다.

 

장편소설고래소녀 울치‘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 도서‘2013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에 동시 선정되었다.

 

시집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었으며 제1회 문창문학상을 수상했다.




(참고 자료 : 관련기사)
http://www.sm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16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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